[김서준]
2016년 11월 30일 새벽 두시, 대구 서문시장.
수많은 상인들의 삶의 터전은 그렇게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조선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 서문시장은 주로 섬유와 직물 품목을 취급하고 있는 대구광역시 최대의 전통시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서문시장엔 2005년, 2014년, 2016년까지 크고 작은 화재들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2017년 1월 15일 여수 수산시장.
민족 대명절인 설을 앞두고 큰 불이 났습니다.
현장감식을 한 결과 전기배선에서 단락흔, 즉 끊어진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이 단락흔과 불꽃이 튀면서 불이난 모습이 찍힌 점을 토대로 화재의 원인을 추정한 결과, 원인은 전기배선 문제였습니다.
점포와 점포가 비좁게 붙어있었고 낡은 건물에 전선이 얽히고 설켜 있었던 그 곳은 불이나면 대형화재로 번질 수 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우리 상인들의 삶의 터전인 전통시장, 이 전통시장 화재사건 중 절반이 전기로 인한 화재라는 점 알고 계셨습니까?
우리 생활에 기쁨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슬픔을 가져다 주는 전기.
전통시장 상인들은 이 두 얼굴의 전기와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전통시장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전기 기술자와 함께.
전통시장 안의 수산업 점포의 경우 특정 어종마다 수조건과 수온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고 냉동고, 냉장고가 많아 전력 사용량이 다른 점포보다 높습니다.
특히 물기 가득한 매장 바닥에 놓여져 있는 전선은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누전차단기에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혹시라도 전기가 끊어지면 생물이 상할까봐 누전차단기를 달지 않거나 떼어버린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도 들려왔습니다.

[기자]
어머니, 이 자리에서 가게하신지 얼마나 되셨어요?

[김ㅇㅇ 상인]
한 30년 됐어요.

[기자]
혹시, 이 가게 안에  전기기구라든지 콘센트, 누전차단기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계세요?

[김ㅇㅇ 상인]
차단기 정도는 알고 있는데 어디가 누전이 되고 있는지 이런거는 잘 몰라요.

[김서준]
오래된 시설과 관리자의 부재 등으로 누전차단기와 같은 안전설비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은 전통시장 상인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기자]
여기 있는 냉장고는 누가 설치하셨어요?

[김ㅇㅇ 상인]
냉장고 설치하는 사람들이 했지 뭐.

[김서준]
여기서 우린 또 하나의 중요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전통시장은 낡고 오래된 시설이 많고 냉난방 기기와 같이 전력 사용량이 큰 설비들이 많아 반드시 전기기술자가 전기시설을 설치해야만 누전 등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여러분은 혹시 누전차단기라는 것을 들어보셨습니까?
누전차단기는 누전이 감지되면 전류를 차단해 화재를 예방하도록 해주는 장치입니다.
전통시장 영업시 이 누전차단기의 동작 여부는 물론 누전이 되는지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 한글로 누전차단기라고 적혀있는 이름과 함께 있는 버튼이 보이십니까?
전기제품 전원을 끄고 이 버튼을 눌러 차단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 이 것이 누전차단기 점검의 핵심입니다.
차단기가 떨어지면 다시 올려서 사용하면 되고 타는 냄새가 나거나 작동하지 않으면 전기기술자를 불러 교체하셔야 합니다.
또한 누전차단기의 나사가 잘 조여져 있는지 여부도 점검을 해줘야 합니다.
한번에 여러 전기기구를 사용하다보면 멀티탭으로 연결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 과도한 문어발식 멀티탭의 사용은 과열로 인한 큰 화재를 부를 수 있습니다.
또 사용하지 않는 전기기기의 플러그는 반드시 뽑아주고 빈 콘센트는 안전마개를 씌워 습기와 먼지로부터 보호해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최근 5년간 전통시장의 화재 원인 중 절반이 전기적인 요인이었습니다.
그 중 배선 불량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고 그 밖에 차단기와 콘센트 문제 등이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노후된 전통시장은 필요에 따라 마구잡이식으로 전기시설을 설치해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위험요소가 산재해 있습니다.
사용하지 않는 오래된 콘센트나 전선 등은 화재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전기기술자의 도움을 받아 반드시 철거해야 합니다.
또한 콘센트 주변이나 전기기구 등의 거미줄 또는 먼지를 주기적으로 청소해 줘야 합니다.
점포를 벗어나 전기를 끌어쓰는 경우 특히 안전에 더 주의해야 합니다.
누전차단기와 규격전선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오토바이나 보행자들에 의한 전선훼손을 막기 위해 지지대를 사용해 보호해야 합니다.
또한 상인들은 젖은 손으로 전기기구를 만지지 않도록 항상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전통시장은 이제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곳이 아니라 지역주민의 다채로운 생활문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소중한 공간을 빛나게 해주는 전기, 그 소중한 전기가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리는 화마로 변해서야 되겠습니까.
전통시장 개선사업을 통해 외관을 깔끔하게 고치고 전기설비를 보수하며 현대적인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는 우리의 전통시장.
진화하는 전통시장에 발맞춰 우리는 특히 전기 안전에 주의해 오랫동안 이어져 온 우리 이웃들의 따뜻한 생활공간을 지켜나가야 하겠습니다.
전기 안전 수칙, 그것을 알고 계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