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 아빠]
흐음~ 공기 좋다~ 

[후임]
딱히 울 동네보다 좋은지 모르겠는디유? 서울은 공기가 나쁜가 보쥬?

[철수 아빠]
말도 마라 아파트 짓는다고 논밭 다 갈아엎고 공사 먼지가 장난이 아냐~
덕분에 우리 아부지가 강남에 작은 아파트 하나 보상받았긴 했는데.. 그거 팔아서 공기 좋은 산으로 이사가자 하라고 

[후임]
난 산은 별로던디... 

[간부]
다들 그만 쉬고 이제 작업 마무리해라~

[철수 아빠]
예~ 물 한 모금 마시고 올라가겠습니다. 꿀꺽꿀꺽 크으.. 
요즘 공기도 안 좋아지는데 나중엔 이 개울물도 더러워져서 돈 주고 물 사 먹을 날이 오겠지? 

[후임]
아효~ 김 병장님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을..
그런 날이 오믄 아마 통일돼서 군대도 안 가구, 저기 저 자동차들도 막 날아댕기고 그런 먼~ 미래겠쥬

[철수 아빠]
흐음~ 공기 좋다~ 어.. 저기 혹시 김만식 아니에요? 

[후임]
예 맞는디 누구... 오!? 김 병장님?? 니가 김 병장님 아들이구나? 이름이 뭐라고?

[김철수]
김철수요!

[철수 아빠]
근데 너 산 싫다고 하지 않았었나? 

[후임]
원랜 등산은 내 스타일 아니었는디.. 우리 시골도 개발되는 바람에 공기가 나빠져서..
주말마다 좋은 공기 마시러 등산 다니게 됐슈~

[철수 아빠]
아~ 그랬구나.. 우리 군에 있을 때만 해도 이 생수 사 먹게 되는 날이 오면 통일도 되고 자동차도 막 날아댕길 줄 알았는데..
공기만 나빠지고 다 그대로야~ 이러다가 공기도 사 마시게 되고 그렇게 되지 아닐까? 

[후임]
에이~ 그런 날이 오믄 그땐 진짜 통일도 되서 여기 있는 철수도 군대 안 가고 자동차도 막 날아댕기는 그런 먼~ 미래겠쥬

[철수 아내]
방울아 맑은 공기 10ton 주문해주고 오늘 날씨 알려줘 

[방울]
맑은 공기가 오늘 저녁 배송될 예정입니다.
통일한국 서울날씨! 최고기온 25도 최저기온 21도로 활동하기 좋은 날씨입니다. 

[수철]
아싸!! 오늘 유치원 걸어갈 수 있겠다!! 

[방울]
하지만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농도 매우 심각으로 어린이와 노약자의 야외활동이 금지되며 특수 방독면 착용이 요구됩니다.

[수철]
어.. 그럼 오늘도 밖에 못 나가..?

[철수 아내]
여보 당신이 나갈 때 수철이 좀 차로 데려다줘 

[철수]
어어 그래 알겠어 수철아 방독면 챙겨라~ 

[수철]
잉.. 방독면 답답해~안 쓰면 안 돼요? 

[철수]
방울아 수철이가 방독면 쓰기 싫다는데 안쓰면 어떻게 되지? 

[방울]
키107cm 몸무게 23kg의 김수철 군 방독면 없이 외출 시 30초 내 심장정지 1분내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수철]
바.. 방독면 준비 완료..!! 어린이 집 다녀오겠습니다!

[철수]
예 아부지~ 아침부터 어쩐 일이세요? 

[수철]
하부지!! 하부지!!! 

[철수 아빠]
우리 수철이 잘 있나 전화해봤지~ 근데 수철이는 방독면을 썼는데 넌 왜 안 쓰고 운전하냐? 그러다 큰일 나 이 녀석아! 

[철수]
아.. 쓰려고 했는데… 필터 부분이 고장 났더라구요~ 회사 가서 바꿔 쓰려구요. 

[철수 아빠]
차에 비상 방독면 없어?

[철수]
아이 걱정 마세요~ 어차피 차 안은 괜찮아요 

[철수 아빠]
에효...안될 것 같던 통일도 되고, 자동차도 날아다니는 시대가 된 건 좋은데.. 더이상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없다니 참..

[철수]
그러게요.. 우리 수철이는 하늘색이 뭔지도 모르더라구요

[수철]
나 알아!! 하늘색은 코끼리 색이잖아!! 

[경고등]
경고! 경고! 전방에 장애물! 경고! 경고! 전방에 장애물!

[철수 아빠]
이게 무슨 소리냐?! 

[철수]
어???저게 뭐야 수철아 벨트 꽉잡아 으아아아악!

[경고등]
경고! 경고! 유독가스 감지! 경고! 경고! 유독가스 감지!

[수철]
아빠 아빠! 아빠 일어나 아빠!! 

[철수]
커흡 커흡 흡 흡흐으으윽.. 그때 내가 조금만 더 노력했더라면..이런 악몽은 꾸지 않아도 됐을텐데…

[철수]
전역 후 맞이하는 첫 주말! 신나게 보내야지 아빠! 차 좀 빌릴게요! 

[철수 엄마]
오늘 미세먼지 심하던데 그냥 집에 있지? 

[철수]
에이~ 날이 이렇게 좋은데 무슨~ 

[철수 엄마]
이 녀석아 머리카락보다 작은 초미세먼지가 눈에 보이겠냐? 

[철수 아빠]
그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도 발령됐는데 나가려면 마스크 쓰고 버스 타고 가~!

[철수]
아이.. 아빠도 참 미세먼지 저감 머시기 그런 거 주변 나라들이 바뀌지 않는 이상 하나도 소용없다니깐요~ 

[철수 아빠]
이 녀석아! 주변 나라도 바뀌어야 되고 나도 같이 노력해야지 세상이 바뀌는거야! 

[철수]
어휴.. 아휴.. 알았어요~ 알았어요~  
근데 일단 오늘만 타겠습니다~

[철수 엄마]
조심히 다녀와라!

[철수 아빠]
어휴! 저거!

[철수]
이런거 백날 해봐라~ 미세먼지가 사라지나 

[민식]
야 군인~ 설마 너 마스크 하나 안쓰고 나온거야? 

[철수]
군인은 무슨~ 전역했거든..풉! 야 너 얼굴에 그게 뭐야!

[민식]
내가 기관지가 약하잖아.. 너도 마스크 꼭 해야돼! 

[철수]
어휴 참나… 야 근데 너 차 샀다며 왜 걸어와? 

[민식]
오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됐잖아~ 그래서 버스 타고 왔어..

[철수]
어휴! 너도 그.. 그 미세먼지 타령이냐?
하~ 민식아 사람 몸은 말이야 그깟 먼지 좀 마신다고 쉽게 죽지 않아~ 하.. 오바 좀 떨지 마! 

[민식] 
어으.. 김철수 폐가 불쌍하다! 멍청한 주인 만나서 고생하고.. 

[철수]
뭐 임마?! 

[민식]
야야 장난이고! 음료수나 한잔 마시자 
저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이요 

[철수]
저도 아아로 한 잔 주세요~ 

[직원]
네~육천 원입니다.

[철수]
설마 그거 텀블러냐? 

[민식]
응. 

[철수]
환경보호? 

[민식]
어어. 당연하지 이건 에코백~ 

[철수]
와.. 진짜 가지가지 한다 너도 진짜

[민식]
야 너 진짜 진지하게 생각해야 돼.. 우리 다 같이 열심히 노력해야 세상이 바뀐다니깐..

[직원]
그래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 대중교통 이용하기, 일회용품 줄이기처럼 우리의 일상부터 바꿔나가면 악몽 같은 미래를 바꿀 수 있을 거에요

[철수]
뭐 뭐야 갑자기..

[민식]
근데.. 김철수 너 언제 일어날 꺼냐 ?

[철수]
어.. 어??? 

[민식]
언제 일어날 꺼냐고 빨리 안 일어나!??!?

[백수다 병장]
김철수 안 일어나!? 

[철수]
으으..여기가 어디지..? 민식이는..?내 아들 수철이는?!?!

[백수다 병장]
뭔 헛소리를 하는 거야 이거! 넌 임마 방독면 벗자마자 기절하는 게 말이 되냐??? 어?!

[철수]
백수다 병장님..? 백수다 병장님, 전역 하셨지 말임다..? 

[백수다 병장]
이건 무슨 꿈을 꾼거야 도대체! 

[철수]
꿈? 그럼.. 미세먼지 가득한 세상은 아직 안 온 겁니까!? 회사 갈 때 방독면 안 써도 되는 거지 말입니다!? 

[백수다 병장]
야야 헛소리 그만하고 정신 차렸으면 화생방 훈련마저 받으러 가자!

[철수]
아하하하하 다행이야 다행이야! 그래 지금부터라도 노력하면 그런 악몽 같은 미래를 막을 수 있어!! 좋았어!!
잠깐만...그럼 나 아직 군인인 거야..? 전역도 안 했고... 통일도 안된 거야…?! 
으아아아아아악!이건 진짜 악몽이야!!!!